우리들은 전투 요원이다 막힘없이 흘러라 (1)

  우리들은 전투 요원이다
  막힘없이 흘러라
- 백혈구 씨






 저는 밀덕이 아닙니다. 총, 대포, 이런 말을 보기만 해도 머리가 아픕니다. 무거울 것 같거든요. 총을 메고 뛴다는 생각을 하면 '설마 여름에 그래야 하지는 않겠지...'하는 생각부터 든다니까요. 전투니 어쩌니 하는 것은 더더욱 힘들게 느껴집니다. 저는 조금만 달려도 숨이 차거든요. 

 하지만 병원체와 백혈구의 전투라고 쓴다면 느낌이 달라지더라고요. 뭔가 더 멋있습니다. 그래서 병원체의 공격기작과 인체의 방어기작에 대한 연작 포스팅을 작성해보기로 결심했어요. 곧 시험이기도 하고. 아, 하지만 2편이 언제 올라올 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 레퍼런스는 브락의 이름으로 나온 미생물학 책 12판입니다. (아마도... 지금 제가 그 책을 갖고 있는 상태가 아니라서 확인이 안 돼요.) 1편은 이것이고, 아마 상식적인 수준의 '1은 1이고 2는 2이다' 같은 내용을 쓰게 될 것 같습니다.



 병원체의 공격기작과 인체의 방어기작이 주제인데, 첫번째 포스팅(과 이후 포스팅 몇개)은 '병원체의 공격기작'을 다루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병원체의 공격기작이니 뭐니 얘기하기 전에, 일단 병원체가 무엇인지부터 개념을 정확히 잡아야하지 않겠습니까? 그렇게 생각하시나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말만 통하면 된 거죠. 굳이 병원체가 뭔지 정확히 알아야 할까요? 우리에게 주어지는 인생의 시간이 무한정인 것도 아니고, 어디선가는 스타트를 끊어야 합니다. 병원체는 병원체입니다.

 하지만 병원체가 다 같은 병원체는 아니겠죠. 분류를 할 수 있습니다. 기준을 무엇으로 둘 것이냐에 따라 여러 분류가 가능할 것이고, 그중에서 상호배제적인 분류를 가능케 하는 기준이 학술적으로 가장 쓸모가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기준 중 하나는, 병원체가 병을 숙주에게서 유도할 수 있게 허락하는 숙주의 방어/저항 능력의 문턱값이 될 것입니다(정량적인 측정은 지금 당장은 안 되겠죠). 건강한 숙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일차 병원체와, 숙주의 면역계가 모종의 이유로 정상보다 약해졌을 때 감염시키는 병원체인 기회주의적 병원체라고 분류할 수 있다는 말이어요.

 병원체의 분류 방식으로 쓰인, 병원체가 병원성을 나타내기 위한 숙주의 방어/저항 능력의 문턱값. 여기에서 생각해봅시다. 우리는 숙주의 방어/저항 능력이라는 스탯이 있음을 알게 된 거네요.(어떻게 정의하여서 측정할지는 논외로 합시다.) 아무튼 이 스탯은 숙주와 기생체의 상호관계의 결과를 결정할 것입니다. 연인 관계의 결과를 두 사람의 스탯이 결정하듯이요. (한 사람의 스펙이 다른 사람의 스펙과 차이가 너무 많이 나면 연애가 지속이 안 되겠져.ㅠ 힝...슬푸다...) 그런데, 그럼 그런 결과 결정에 관여하는 다른 요인이 뭐가 있을지 생각해볼 수 있게 되지요? 다른 요인으로는 그 생명체가 가진 고유한 독성(virulence)이 있겠고요, 숙주에 감염된 미생물 개체의 수가 있겠습니다. 그 외에 다른 요인이 뭐가 있다면 덧글로 ㄱㄱ!

 아무튼... 이런 요인들을 통해 결과가 나게 될텐데, 결과가 같다고 해서 과정이 같으라는 보장이 없지요. 어떤 병원체미생물-유도-병에서는, 간헐적(intermittent)으로 병의 증상 또는 징후가 나타날 수도 있겠습니다. 혹은 잠복기를 가질 수도 있겠고요-비활동적(quiescent)일 수 있는 것입니다. 전자의 예시로는 우리 모두가 잘 아는 헤르페스(herpes)가 있겠어요. 후자의 예시로는피씨방의 친구 결핵(tuberculosis) by mycobacteria(Mycobacterium bovis, M. tuberculosis)가 있겠어요. varicella-zoster virus라 이름붙여진 바이러스에 의한 수두(chickenpox)도 후자의 예시고요.

▲ 헤르페스에 의한 cold sore
(이미지 출처: https://draxe.com/genital-herpes/ )
[올리고 보니 저도 얘를 갖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급 드네여. ;;;]

▲ tb에 의한 징후와 증상들
[자동 다이어트... 저건 쪼끔 부럽따...]

 수두 사진은 무서워서 안 올림 ㅠ 흐잉

 아무튼, 이런 병들을 일으키는 '병원체'는 미생물입니다. 탄저병을 일으키는 Bacillus anthracis, 림프절 페스트(Bubonic plague)를 일으키는 Yersinia pestis 등은 모두 미생물이죠. (물론 카드뮴을 처묵처묵 해서 병이 났으면 카드뮴을 병원체라고 이름붙이면 되는 거지만, 그건 말장난에 불과하지요.) 이 미생물들은 어떻게 인체라는 성을 침입할까요?

 병생성(Pathogenesis)을 알아보자는 말이에요. 성벽에 갈고리를 걸고 올라오는 것과 같은 미생물들의 침입을 알아봅시다.

 병원체에 노출
 피부 또는 점액에 부착
 상피를 통해 침입
 군집을 형성하여 생장; 이 과정에서 독성인자(virulence factor)의 생산
 [독성과 침투성, 두 가지 패러미터로 미생물을 분류할 수 있겠지요]
 조직 손상, 질병 초래

 첫 단추로 부착 과정이 있네요. 그러면 미생물들은 어떻게 부착을 시작할까? 이를 위해서는 일단 미생물의 겉 표면을 알아야겠죠. 그러니까 다음 포스팅은 "미생물의 겉 표면"에 대해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다음 편부터가 본격적인 시작이겠네요!


 *이걸 쓰고 깨달았는데 미생물의 분류 체계를 아는게 도움이 되겠네요. 일단 저부터 외우고 번외편으로 쓰든지 해야겠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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